나의 이야기

히가시노 게이고는..

리비네 2018. 5. 13. 08:42

천재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그런 작가는 못본거같다

 

그는 사회파 추리소설가이다

정통 추리소설로 데뷔했지만

어느순간부터 그쪽으로 방향을 튼거같다

그의 소설은 현실에서 모티브를 가져온거같은

마치 이웃에서 보고 들은 얘기를

줄거리와 함께 추리를 접목해 쓴거같은 느낌을 준다

아가사크리스티 같은 정통 추리소설만 쓰기엔

그의 글 만드는 능력이 너무 탁월하다

 

그가 그런글을 쓰게된건

마츠모토 세이초의 영향을 받아서라고 얼핏 들은거같다

세이초씨 작품도 여러개봤는데

내용이 무겁고 진중하며 사회에 메세지를 던지는 내용이다

오래전

0의초점..이라는 작품을 우연히 접하게됐는데

당시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거같다

17살쯤에 읽었는데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암울하면서 쓸쓸하고

허무하면서 애잔했던 느낌을 지울수없었다

 

바닷가 남편의 무덤

바닷가 아내의 무덤

 

(그무렵 읽었던 추리소설중

세이초 작품이 많았던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비교적 늦은 결혼을 했던 여주인공이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남편이 실종되는 사고를 겪는데

그녀의 남편은 그녀와 나이차이가 제법 나는

전직 경찰출신이고 현재는 광고회사 직원으로

도쿄와는 멀리 떨어진 추운지역 북해도에서

근무하던 사람이다

여행에서 돌아온 다음날

하던일 인수인계를 위해 북해도로 내려간 그는

더이상 돌아오지않는다

역에서 마중하며 바라본 뒷모습이 그녀가 본

남편의 마지막 모습이다

 

보름 정도를 기다려도 남편이 돌아오지않자

그녀는 먼 북해도로 직접 내려가

남편의 행방을 수소문하기 시작한다

남편의 후임으로 온 젊은 실장이 그녀를 도와

같이 다니지만 얼마안가 죽고만다

찾아다니는 과정에 경찰의 도움으로 변사자도

알아보는데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이 있었지만

이름이 다르고 가족도 있어 이미 찾아간 상태였다

실은 그사람이 남편이었다

데이코 모르게 이중생활을 했던 남편은 부임지인

홋카이도에 같이 살던 현지처가 있었고...

 

결혼을 하면서 과거를 청산하려 했다가

과거의 여인들에게 도로 살해를 당하고만다

 

전직이 순경이었던 그는

지역에서 양공주 생활을 하는 여인들의

보건을 담당했던 경찰인데

그렇게 알게된 인연으로 한여인과 동거까지 하게됐고

그중 좋은집 규수로 공부까지 많이 한 여인은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지역유지인 사업가와 결혼해 유명인이 되어 활동하는데

어느날 광고문제로 데이코의 남편과 부딪히게 된다

남편은 그녀들의 과거를 전혀 밝힐 의도가 없었음에도

스스로 불안했던 그녀는 데이코의 남편을 유인해

벼랑에서 밀어 살해한다

일을 마치고 데이코에게 돌아가기 바로 전날 사고를 당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데이코는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찾아

북해도로 내려와 행방을 수소문하는데

그 과정에 남편의 복잡한 과거도 알게된다

그녀가 찾던 변사자중에 남편이 있었지만

현지에서 동거하던 여인이 가족으로 찾아가는 바람에

그녀는 남편이 이미 죽은줄도 모르고 계속 찾아다닌다

데이코의 수사(?) 바람에 과거와 범행이 발각나게 생긴

명사 부인은 자신을 무척이나 사랑해준 남편에게 유서를

남기고 캄캄한 밤에 홀로 노를 저어 파도가 치는 거친바다로 나가는데

자살인셈이다

과거를 들켜 현재를 망칠까봐 전전긍긍하던 그녀는

데이코의 남편을 죽이고 또 그걸 조사하고 다니던

후임과 남편의 형님까지 죽이는등 돌이킬수없는 도미노식 범죄를 저질러

결국 몰락을 자처했다

그녀가 자살하기위해 노를 저어나간 거친바다는

그녀가 데이코의 남편을 떠민 벼랑이기도하다

 

사장에겐 바닷가 아내의 무덤이요

데이코에겐 바닷가 남편의 무덤이 된셈이다...

 

몇십년전에 읽고

몇년전에 또 읽어봤는데

느낌이 조금 달랐다

예전엔 데이코의 감정에만 치우쳐 글을 읽었다면

최근엔 전체적인 내용을 관통하며 읽었기때문에

느낌이 다를수밖에 없는건가

어릴때 읽은거랑 나이 들어서 읽는건

받아들이는 이해도가 다를수밖에 없다

 

마치 오래전 사촌언니가 좌판에서 사준

해삼이 너무나 맛있어

그맛을 갈구하며 살다가

최근에 실컷 먹게된 해삼은 그맛이 아니었다던가

하는거처럼...

오래전 읽었던 0의 초점은 나에게

아련한 허무함과 애잔함을 주었다면...

(그때는 여주인공 데이코에게 감정이입되어...

결혼하자마자 남편을 잃고 또 이미 죽은 남편을

죽은줄도 모르고 계속 찾아다닌 그 허무함에 혼자 이입되어..ㅎ)

허나

최근에 다시 읽곤

그냥 운 나쁘게 남편을 잃은 한 여인과

자신의 명예와 부를 지키기위해 몸부림친

한 여인의 엇갈린 운명이었다는걸 알게해준...

이제서야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읽었다는 차이점이다

 

그때는 남편이 없을때라

신혼에 남편을 잃는다는게 신선하고 크나큰 충격으로 다가왔다면

웬수같은 남편이랑 오래 살게된 지금은

남편따위 없어져도 별로 슬프지 않다는...

생각차이 때문에....그리된걸까...

 

아무튼지 슬프고 비참하고

내용이 있어 읽을만했던

처음 읽을땐 마츠모토 세이초가 누군지도 모르고

그냥 일본 추리소설인데

재미있게 잘썼구나 하는 정도로만 읽은...

우리의 히가시노씨에게 심대한 영향을 끼친

마츠모토 세이초님이 되겠습니다

 

둘다 사회파 추리소설가지만 차이가 있다면

세이초는 그냥 글을 잘쓴다면

히가시노는 독자에게 영향을 끼친다는점이다

같이 호흡하고 같이 추리하며

두뇌개발도 시켜준다

이러니 어찌 천재라 아니할수가.....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고 팔이야  (0) 2018.05.16
소리 지르는 우리 똥강아지  (0) 2018.05.15
아키라와 아키라  (0) 2018.05.09
최상의 명의  (0) 2018.05.03
사진...(토리&바니)  (0) 2018.04.29